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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디자인나눔사업 디자인재능을 기부하는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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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디자인나눔사업 

디자인재능을 기부하는 부부

 

 

 

김대일┃무영건축 해외설계본부

김은정┃금강엔터프라이즈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디자인센터가 주관하는‘2011년 시민을 배려하는 디자인 나눔 사업’에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찾아왔습니다. 디자인나눔 사업은 어떤 사업인지, 그리고 어떤 역할로 참여하셨는지요?


김대일_‘ 2011 행복한 디자인나눔 사업’은 서울특별시에서 재정 지원을 하고 서울디자인센터에서 주관하는‘재능 기부 형식’의 디자인 봉사활동입니다. 이 사업은 다시 세부적으로 찾아가는 복지시설 환경개선 디자인, 사회적기업 디자인컨설팅, 디자인 창의교실(취약, 소외 계층 아동 대상) 그리고 대학연계 사회공헌 프로젝트(사회복지기관 대상) 등으로 디자인 분야를 나누어 진행되었는데, 우리는 그 중‘찾아가는 복지시설 환경개선 디자인’분야에서 활동했습니다. 저는 총 14팀 가운데, 여성 노숙자 보호시설인‘수선화의 집(시설명)’의 실내 환경 개선 디자인을 작업하는 팀의 팀장으로 참여했습니다.


김은정_ 저는 그 14팀 가운데 장애인 직업 재활 시설인‘성모 보호 작업장(시설명)’의 실내 환경 개선 디자인 작업의 부팀장으로 함께했습니다.


부부가 함께 나눔 봉사활동을 시작하시게 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김대일_ 우리 부부는 2008년에 대학원에서 함께 실내설계를 전공하는 선후배 사이로 만났습니다. 그 시절부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실천적 디자인의 역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고, 종종 관련 이야기를 나누며 지냈습니다. 결혼 후에는 자연스럽게 그런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여러 활동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회사 자료실의 잡지에 실린‘디자인 나눔’의 광고를 보고, 망설임 없이 함께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처음 우리가 이 활동을 시작할 때에는‘봉사’라는 단어의 무게에 부담감을 가졌습니다만, 점차 활동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는 때때로 실무 과정에서 다 채워지지 못한 실천적인 디자인에 대한 갈증과 현실에서 부딪히며 느끼는 디자인의 한계 공허함을 보상받는 위로의 시간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은정_ 결과적인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부부가 함께 이번 디자인 나눔 활동을 하는 동안 여러 좋은 점들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같은 프로젝트를 공유하며 프로젝트에 대한 고민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 디자인 나눔 활동 기간 동안 - 비록, 우리는 다른 팀에서 활동했었지만 큰 틀에서는 같은 -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면서 각자 느끼는 서로 다른 고민을 교감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생활에 또 다른 긍정적인 나눔이 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쁜 직장생활을 하면서 봉사할 시간을 내시느라 고충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첫 활동은 어떤 공간이었는지요? 첫 활동 후 다시 생각하게 된 점이나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이었습니까?


김대일_ 우리는 2년 전인 2010년‘서울 디자인 재단’에서 추진했던‘디자인 나눔’활동부터 참여해왔습니다. 2011년부터는 추진 기관이‘서울 디자인 센터’로 변경되었지만 큰틀에서 연속되는 활동이라 생각하기에 그 2010년의 디자인 나눔 활동을 첫 활동이라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제 첫 활동의 대상은 천주교 재단의 지원을 받고 있는‘돌봄이 필요한 청소년들(소년법에 의한 보호처분을 받은 소녀들이 대부분)이 생활하는 시설’의 실내 환경 개선 디자인 작업이었습니다. 당시에는 8명이 함께하는 팀의 구성원으로서 참여했었습니다. 그때 가장 큰 어려움은 봉사단원의 작업시간을 조율하는 것이었습니다. 봉사단원들이 각각의 생업을 뒤로하고 따로 짬을 내어 작업하는 활동이었기 때문입니다. 2011년의 두 번째 활동을 하면서는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금 나아진 일정관리와 진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그 첫 번째 경험을 통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과정 속에 만족도가 높지 못한 디자인 결과가 나타나면 자책을 하기도 했었지만,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 자책감(자발적으로 참여한 활동에서 느끼는 책임감)과 아쉬움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이 디자인 나눔 활동을 계속 하게 된 동기 부여가 되었습니다.


김은정_ 저의 첫 디자인 나눔 활동 대상은 지체장애가 있는 여성 보호시설인‘은 평 기쁨의 집’이었습니다. 우리 팀은 그곳의 진입공간에 북 카페(Book Cafe) 디자인을 제안했었습니다. 모든 작업이 완료된 후 해당 공간은 시설의 이용자인 지체장애인들 뿐만이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개방된 공간이 되었는데, 실제로 주변 지역의 학생들의 왕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작은 공간의 환경 개선을 통해 이 시설에 대한 편견이 긍정적으로 변화될 수 있었다는 것에 무척 고무되었습니다. 동시에 이 디자인 나눔 활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활동 현장의 사진으로도 디자인을 즐거워하는 봉사자들과 아이들의 표정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를 꼽는다면 어떤 공간입니까?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 사용자의 반응은 어떠했습니까? 아름다운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어떤 수준으로 느끼셨습니까?


김대일_ 최근 작업했던 대상지는 중년의 여성 노숙자분들이 생활하는 시설이었는데, 단순 노숙자가 아닌 신체적으로 또는 심리적으로 온전하지 않은 분들이 주로 생활하는 곳이었습니다. 그곳은 오래된 2층의 주택으로 10여명이 생활하는 지하층에는 길고 좁은 복도가 있었습니다. 그 복도는 늘 어깨가 움츠러든 꾸부정한 모습의 시설 이용자들이 자주 지나다니는 곳이었는데, 함께한 봉사단원의 아이디어로‘어떻게 하면 길고 좁은 복도를 개선할까’라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긴 공간에 작은 쉼터를 마련할 목적으로 작고 하얀 벤치를 두고 패브릭 소품으로 장식도 했습니다. 그 결과 어둡고 조용하던 복도가 밝고 명랑한 분위기의 공간으로 변하였는데, 시설의 여러 이용자 분들께서 이 복도의 작은 변화에 매우 기뻐하셨었습니다. 비록 작은 아이디어였지만‘일반적이지 않은 사용자’(몸이 불편한 여성 노숙자)의 생활과 결합한 순간, 우리가 상상했던 이상으로 공간을 풍요롭게 만들었던 모습이 개인적으로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든 작업이 완료되었을 때, 밝고 깨끗해진 시설에 대한 이용자들의 감사 인사로 충분히 보람되지만, 그보다 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우리의 모습 뒤로 그 복도 벤치에 기대 앉아 편안하고 나른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더 큰 보람과 행복을 느꼈습니다.


김은정_ 이번‘디자인 나눔’활동 작업 가운데 화장실의 변화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매우 협소한 공간에 두개의 칸막이가 설치되어 문을 열고 닫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 화장실의 경우에는 심미적 관점의 디자인보다는 기능적으로 좋은 디자인으로서의 역할이 최우선했었는데, 그 결과 사용자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았던 작업이었습니다. 그밖에 가장 사랑을 받았던 건 외부의 벽화였습니다. 지역 주민들까지도 큰 관심을 가지고 골목이 화사해졌다며 자기 일처럼 기뻐해주었습니다.


함께 하신 후원자나 봉사자들을 소개해주세요. 그들은 이 사업에서 어떤 역할을 해주셨습니까?


김대일_ 먼저, 이번에‘여성 노숙자 보호시설 환경 개선 작업’에 함께한 우리 팀의 봉사단원을 소개드립니다. 저를 제외한 다른 모든 분들이 대학생이었는데, 특히 졸업을 앞둔 4학년들이 많았습니다. 실내디자인 전공의 권민경, 김대식님. 산업디자인 전공의 박은초, 이충훈, 장민주, 송희경, 류가람님. 금속공예디자인 전공의 송지현님이 그분들입니다. 시작 단계에서 어떤 분은 전공분야가 달라서 난색을 표하기도 했었지만 결국, 색채부터 조명, 가구, 소품에 이르기까지 토탈 디자인(Total Design)으로서 여러 요소를 고민해야 했기에 서로의 디자인 장점을 교류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또 현장관리와 시공 책임을 맡아주신 ODCD의 황태연 실장님이 계십니다. 이분은 평소 디자인 나눔과 유사한 활동에 참여하고 계셨고, 우리와는 2011년 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함께 작업했습니다. 늘 디자인 나눔 활동의 취지를 함께 공감해주시면서 이상적인 디자인과 실제 구현 사이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끝으로, 주관 부서인 서울디자인센터의 박증우 팀장님과 김상하 매니저님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디자인 나눔 활동은 서울시의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인지라, 일반적인‘사용자(발주처)-디자이너-시공자’의 관계가 아닌, ‘발주처(서울시)-관리(서울디자인센터)-사용자(시설 이용자)-디자이너(봉사단)-시공자’의 관계로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관계에서 원활한 디자인 나눔 활동 진행을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서울디자인센터의 두 분은 든든한 관리자, 조력자의 역할을 잘해주셨습니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늘 조건 없이 함께 했던 앞의 모든 분들에게 새삼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김은정_ 저는 함께‘성모보호작업장’환경 개선 작업을 함께한 봉사단원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리 팀에도 다양한 디자인 전공자들이 모여 있어서 각각 전문분야에 맞게 도면 작성, 벽화 디자인, 전시물 디자인, PT 준비 등 일을 나누어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실내디자인 전공의 이고은님, 산업디자인 전공의 김민선, 류지인, 이영건, 이지혜, 최수인님. 광고홍보 전공의 이지희님. 건축설계 전공의 박현수님. 디자인 전공의 새내기 대학생 강해진, 권세현님. 끝으로 이들을 이끌어주셨던 미술 전공의 김소영 팀장님까지 이분들과 함께 각자의 자기 분야에서 맡은바 최선을 다해 최고의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달에 2011년‘디자인 나눔’사업성과를 정리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성과를 정리해 보신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가요?


김대일_ 개인적으로는 2011년으로 이제 겨우 두 번째‘디자인 나눔’활동이 끝났습니다. 지난 두 번의 활동기간동안, 디자인 자체보다는 디자인 대상에 대한 인식의 지평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내내 큰 깨달음의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이전까지 저는 노숙자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전무했습니다. 단순히 경제적 빈곤계층이나 사회적 약자로서만 그들을 이해했었지만, 디자인 계획 과정의 초기 사례 및 관련 문헌 연구 과정을 통해 접한‘디자인 대상으로서 노숙자’들에 대한 인식은 전혀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새롭게 인식된 디자인 대상과 환경으로부터 디자인 역량을 두껍게 할 수 있었던 큰 배움의 기회였습니다.


디자인 정부 사업과 관련해서 참고했거나 소개할만한 해외의 사례가 있습니까?


김대일_ 디자인 진행 작업 초기에 문헌 및 사례 연구 과정에서 해외 유사 사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만, 참고할 만한 사례는 없었습니다. 해외의 유사시설 사례의 경우, 대부분 우리의 대상과 비교해서 규모의 차이가 크고, 디자인이 중심이 된 사례보다 시설 운용 프로그램에 기초해서 디자인의 시각 효과가 지원되는 사례였기 때문입니다. 진행했던‘여성 노숙자 보호시설’환경 개선 활동의 경우, 노숙자에 관련된 이론과 논문 등의 문헌을 깊이 있게 연구한 것이 초기 디자인 계획 단계(사용자 조사, 색채심리 반영 계획 등)에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011년 나눔사업의 연장으로 2012년에 서울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까?


김대일_ 관련 업무 진행자가 아닌 봉사단원이기에 저는 2012년의 서울시 계획을 잘 알지 못합니다. 같은 사업내용으로 새로운 자원봉자사분들을 모집할 예정이고, 그분들과 다시 새로운 디자인 활동이 진행될 예정이라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디자인 나눔 활동과 관련하여 별도의 개인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다만, 이 활동을 시작으로 지금보다 조금 더 드러나지 않는 디자인 대상을 찾는 일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현재 저는 실내설계를 전공하고, 건축설계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실무를 하면서 공간 규모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업무분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간극이 매우 크다는 것을 종종 느낍니다.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의 크기는 다르지 않는데

말입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실내설계를 전공한 디자이너로서, 건축가로서 공간의 규모의 한계를 갖지 않는‘디자인 나눔’의 교량적 역할을 꿈꾸고 있습니다. 가끔, 우리 부부가 함께 곱씹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디자이너가 아닌, 해야 할 일을 하는 디자이너가 되자….”


김은정_ 아직 디자인 나눔 활동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디자이너로서 세상의 아래로 향하는 시각을 거두지 않고 지내려합니다. 그것은 사회적 계층의 아래를 향하는 것일 수도 있고, 사람들 마음의 아래 깊은 곳을 향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직은 그렇게 더 낮은 곳에서 많은 나눔의 기회를 찾으려 합니다. 우리 디자인에 만족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의 편안한 미소를 아주 가까운 곳에서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이 지면을 통해‘디자인 나눔’사업에 더 많은 디자이너의 동참을 유도해 보시면 어떨까요?


‘디자인 나눔’이라는 것이 거창한 소명의식을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활동을‘봉사’라는 제한된 틀에서 바라보는 우리 디자이너 스스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자주 드러나는‘나눔, 봉사, 배려, 희생’이런 말들은 더 이상 우리 일상에 낯설지 않은 친근한 것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가진 사람이 나눌 수 있다’,‘ 스스로 준비가 된 자가 남을 도울 수 있다’라는 자선, 자비와 같은 단어들이 우리의 실천적 의지를 모호하게 합니다.‘ 디자인 나눔’활동은 자선, 자비의 활동이 아닙니다. 이것은 디자이너에게는 새로운 기회입니다. 그동안 사회적 이해와 경제적 이해로 얽힌 고객(기업)과 디자이너의 관계에서 디자인의 가치는 심미적 만족 자체보다도 성취되어야 할 가시적 결과물에 좌우되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 나눔’을 통한 사용자와 디자이너의 관계에서 디자인의 가치는 측정될 수 없는 서로의 만족으로 좌우됩니다. ‘디자인 나눔’ 활동은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사회적/경제적 이해관계를 벗어난 자신만의 디자인을 펼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디자이너는 틀에서 벗어난 디자인의 기회를, 사용자는 디자인 혜택의 기회를 나누는 새로운 무대입니다. 디자이너,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의 무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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