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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벽

그리고 벽
이원희, 정은지 지음 l 240면 l 15,000원
지콜론북 l (031)955-4955

 

벽은 공간을 나누거나 통로를 단절시키며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사람들은 그 존재를 쉽게 잊고 산다. 이 책에서는 벽을 또 하나의 창으로, 조금 낯설게 바라본다. 이 책의 저자이자 ‘AVEC’ 매거진 공동 편집인인 이원희, 정은지는 어느 날 문득 자신들의 생활을 돌아보고 벽이 옆에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상의 한쪽 면은 꼭 어딘가에 붙어 있어야 했다. 그게 되지 않으면 책상 위에 책이라도 쌓았다. 그저 무심코 지나치기에 ‘벽’은 마음에 걸리는 존재였다. 이 책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저자는 벽이 우리의 상상력과 교차하는 세계라고 생각했다. 작가들에게는 영감의 원천이자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인식했고 다양한 분야로 눈길을 돌렸다.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지 않고, 중간의 경계에서 오롯이 자신의 작업을 이어 나가는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국내 곳곳을 비롯하여 캐나다, 스코틀랜드, 바르셀로나, 베를린 등 여러 국가에서 활동하는 14팀의 작업자들을 만났다. 활동 영역도 각양각색인 그들과 면대 면으로,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작업을 시작한 계기, 평범한 일상, 작업에 불필요한 방해물, 지향하는 가치에 이르기까지의 총체를 ‘벽’에 걸쳐서 담아냈다.
작업자들은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하루를 구성하는 모든 것들을 작업과 별개로 생각하지 않는다. 어제 꾼 꿈, 한밤중에 보는 보름달,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 매달 날아오는 고지서 등 다소 평범한 요소조차 모두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그 옆에 벽이 항상 함께 있다. 벽은 작업 과정을 늘어놓은 캔버스이자, 메모장이다. 누군가에게는 우정의 의미이기도 하고 동반자이기도 하다. 작업자에게 창의적인 생각을 불어넣고, 그것을 실현하게 도와주는 장치로서 우리의 곁에 있는 것이다.

14팀의 작업자들은 어떻게 보면 다소 한정적인 ‘벽’이라는 곳에 함축적으로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냈다. 페인터, 포토그래퍼, 식물 세밀화가, 그래픽 디자이너, 벽화 아티스트 등 같은 디자이너라도, 같은 벽화를 그린다 해도 그들의 철학과 결과물은 너무나도 다르다. 이 책에는 작가들이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의 요소들을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만들기까지 ‘벽’과 함께했던 생동적인 대화가 담겨있다. 독자들은 일상적이면서 예술적인 그들의 머릿속을 따라가 보며, 그들의 내밀하고 원초적인 세계를 읽고 자신 역시 새로운 시각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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