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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ER'S SECRET] 장은재 CHORA [2014년 10월호 337]

Jang Eun jae
CHORA
www.choraweb.com

jay is working과 중앙디자인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코라의 대표로 활동 중이다. DI R&D 센터 및 영풍전자 R&D 센터 건축 인테리어 설계, 감리 및 다수의 주택, 리테일 건축 인테리어 설계 및 시 공을 하였다.


책상 – 날 것, 낡은 것

2009년 아무것도 없이 스튜디오를 시작하며 현장에서 마구 잡이로 만든 책상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50×50(mm)의 투박한 각 파이프 다리에 현장에서 남은 오크 판재를 재단이 나 도장도 하지 않고, 아무런 디테일에 대한 연구 없이 그저 상판에 나사못을 박아 지금도 나사못 구멍이 또렷한 남아 있 는 나의 첫 책상.
샌딩 과정이 없었기에 표면이 거칠어 무심히 작업(특히 캐드 작업)하다 보면 조그만 가시가 박히기도 여러 번. 책상에 팔 을 걸치던 가장자리는 너무 문지른 탓인지, 아니면 내 팔의 기름 탓인지 원인 모를 얼룩이 진하게 새겨져 버렸다. 이제야 샌딩을 해서 깨끗하게 쓰려는 노력이 무색하게 이 ‘때’는 지 워지지 않는 흔적이 되었다. 지금은 잘 마감된 새로운 책상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 거친 책상을 버리지는 못하고 여기에 내 가 가진 또 다른 낡은 것들을 올려놓고, 그 위에서 모형을 만 들고, 공상하고, 가끔 멍하니 바라본다. 그러면 왠지 오랜 나 의 꿈들이 보이는 것만 같다.
나의 10대에는 만화에 흠뻑 빠져 부모님 몰래 매일 무작정 따 라 그리던 친구에게 구한 애니메이션 책이 있었고, 20대엔 건축에 대해 꿈을 키우며 어디든 항상 지니고 다니던 다이어 리와 스케치북이 있었으며, 30대의 시작 즈음엔 가슴 뛰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건축주가 건네준 청사진 허가도면(건축주 가 건물을 처분해 프로젝트는 진행되지 않고 도면만 내게 남 겨져 있다.)이 있었다. 이들은 이제 구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 하는 귀한 자료다. 노랗게 빛바랜 도면을 무수히 폈다 접었다 하며 작업하던 일이 컴퓨터를 켜고 끄고 폴더를 여닫는 일로 바뀐 지금. 이제는 비로소 길든 내 날 것의 책상과 그것과 함 께 놓인 내 낡은 물건들을 볼 때면 30대의 끝자락을 간신히 붙들고 선 지금, 피식 웃음이 샌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다듬 어지지 않았던 날 것의 나, 그때의 무모한 듯 용감했던 내가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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