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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ER’S SECRET] 나장수 쎄이어쏘시에이트 [2014년 10월호 337]

Na Jang Soo

쎄이어쏘시에이트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건축공학을,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에서 실내설계를 전공하였다. 디초콜릿커피, 카페베네 뉴욕, 블랙스미스, 마인츠돔베이커리, 하루엔소쿠, 밀케이커피 론칭 등 20여 년간 다양한 대중적인 상공간을 브랜딩하였다. 현재 쎄이어쏘시에이트의 대표와 카페베네 디자인 고문, 광저우R&F의 디자인 경영 고문을 맡고 있으며 디자인 문화집단 힘의 대표로 있다. 2007년 한국공간디자인총연합회 초대작가상과 2012년 ANnews 올해를 빛낸 건축 디자인 대상 월드브랜드디자인부분상, 2013년 KOSID 골든스케일디자인어워드 상공간 상을 수상하였다


내 책상
내 책상은 아주 작다. 직원과 마주 앉으면 얼굴이 닿을 정도 로 폭도 좁다. 오래 전에 어느 폐업한 카페에서 구입한 콘솔 인데 생김새가 범상치 않아 책상으로 쓰고 있다.
그 작은 책상엔 항상 잡동사니가 즐비하다. 도무지 한 번도 깨끗이 정돈된 적이 없다.
왼쪽을 치우면 오른쪽이 복잡해지는 식이다. 사실 이 책상에 선 그다지 일도 잘 안 한다. 내 공간이니깐 들어가는 것이고 내 자리라 앉는 것뿐이다.
내 방 자체가 너무 좁다 보니 더 큰 책상이 있어도 둘 곳도 마땅치 않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 작은 책상에 딱 어울리는 방일 수도 있겠다. 언제부턴가 넓은 공간이 싫고 큰 책상이 불필요해졌다. 책상이 넓으면 그만큼 잡동사니가 늘어나 더 자리를 차지한다.
디자이너의 책상은 그래도 좀 멋들어져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은 늘 하고 있다. 그런데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 십 수 년 전부터 늘 내 책상은 공구가 올라가 있고 청구서만 수북이 쌓여있는, 천대받는 곳이다. 주인을 닮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자조할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그런 생각을 안 한다. 내 책상 의 상판은 그다지 고급이 아닌 낙엽송으로 보이는데 손때가 많이 묻어 거칠면서도 반질거린다. 다리는 뜻밖에 반듯하게 단조하여 만든 무쇠덩어리로 되어 있다. 무심코 쳐다보면 나 름대로 격조도 있어 보여서 가끔 요모조모 뜯어볼 때가 있다. 어릴 적엔 내 책상이 없었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 중고 철제 책상을 사주셨는데 자세를 가다듬고 한참이나 엄숙히 앉아 있던 기억이 있다. 내 책상이어서 그랬을 것이다. 그 책상에 서 온갖 것들을 그리고 만들고 부수던 기억 속 습작들이 아 마도 지금의 나를 이끌어 왔을 수도 있겠다. 지금 내 책상 위 엔 디자이너 구만재가 손수 만들어서 보내준 종이 연필꽂이 에 색연필이 그득하게 꽂혀있다. 흩어져 있던 것들을 다 모으 고 닳아버린 심도 열심히 깎아 모두 꽂아 보았다. 오랜만에 내 책상이 풍성해짐을 느낀다. 그리고 무언가 끄적거리고 싶 어진다.
내 책상은 오랜만에 주인에게 사랑받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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